세월호 1주기
일년전 TV로 사고 소식을 보다가
전원구조 자막 떠서 TV를 껐었다.
라디오를 켜놓고 작업하다 전원구조라는게 오보라는 소식에 다시 TV를 켰다.
그리고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기가막힌 뉴스들.
대부분이 단원고 학생들이었고.
뉴스는 계속해서 배가 가라 앉는 순간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내가 처음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들었던 의문점은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다는 배에
헬기 두대가 구조하고 있는 장면이 뉴스 화면에 나오는 걸 보면서 들었다.
저걸로 언제 다 구해?
왜 구조선은 저거 밖에 없지?
왜 저 큰 배에서 아무도 밖으로 안나오지?
그래서 그 장면들이 구조 막바지 장면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다였다.
400여명을 구한다고 TV에 나온게 정말 그게 다였다.
막판에 생존자들 끌어 올린 것은 어선들과 어업지도선이었다.
그걸 며칠 동안 뉴스룸으로 보면서 속이 터지더라.
유가족들이 배 가라앉은 그날 구조작업 전혀 안한다는 뉴스는 대안언론으로 접했다.
배안에서 살아있는 사람이 있어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이틀인가라고 했었는데
그 안에 구조하는 시늉만 했다지.
사고 이후 일년간은 어떠했나.
유가족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을 해야했고,
입에 담기도 싫은 온갖 모욕을 다 들어야 했고,
아직도 그 분들은 자식들 왜 죽었는지 제대로 진상조사를 외치고 있다.
사람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내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친척들 입에서 돈 얼마씩 받는다니 하는 소리가 나올 때
내가 천불이 나더라.
여기저기 잊지말자 세월호 라고 쓰여있다.
과연 잊을 수나 있을까?
생중계로 그 많은 아이들이 물에 가라앉는 걸 온 국민이 다 봤는데
그걸 어떻게 잊나?
교복 입은 아이들만 봐도 떠오르고,
길에서 웃으며 지나가는 아이들을 봐도 떠오르는데.
벌써 일년이다.
아직도 9명이 바닷속에 있다.
온전히 인양해서 실종자들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야 하고,
제대로 사고원인도 조사해서 단 하나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하고,
죄값은 제대로 치뤄야 한다.